원래 한국사보다 세계사에 관심이 많아서 사게된 책이었다. 고대, 중세, 근세, 근대, 현대 순으로 정리되어 있으며 세계 최초의 제국인 오리엔트 제국부터 시자개 세계사를 풀어내는 구성이다. 한 나라에 대한 구체적인 역사가 아닌 지도로 여러나라에 대한 짤막짤막한 역사를 서술하는 구성의 책이다. 65개의 큰 틀을 기준으로 다양한 나라의 역사를 알 수 있다.
처음에 책을 보기 전에는 세계사 책인데 너무 얇지 않는가 생각을 했지만, 펼쳐보니 좋은 책일 것이라는 예상을 넘어 정말 진국인 책이었습니다. 얇은 책 한 권으로 세계 영토 분쟁의 역사를 모두 담는 다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일일 것인데 이 책은 그 일을 정말 이해하기 쉬우면서 정말 재미있게 읽을 수 있게 편집되어 있습니다.
저자는 고대부터 중세 근세 근대 그리고 현대에 이르기까지 크게 다섯 장으로 나누고 더 세분해서 인류 5000년 역사에서 일어난 영토 다툼, 패권 경쟁, 혹은 세력 충돌을 68개 테마로 나누어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지도로 읽는’이라는 제목처럼 시뮬레이션 게임과 같은 지도와 일러스트로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정리하고 있는 점이 아닐까 합니다.
구체적으로 이 책에서 첫 장은 기원전 7세기부터 3세기까지의 고대사 이슈로 구성되어 있다. 최초의 제국 아시리아와 그 후의 왕조, 그리스 세계의 변화와 제정 로마 시대, 진나라와 한나라의 중국 통일 등을 다룹니다. 2장은 거의 왕래가 없던 동양과 서양이 충돌하며 교류하는 5세기부터 14세기까지를 정리하며 분열하는 로마와 이슬람 제국, 십자군 파견, 몽골 제국 건설 등이 나옵니다. 3장은 13세기부터 18세기까지로 백년전쟁, 대항해 시대, 유럽 종교 개혁, 영국 산업 혁명 등을 보여주고, 4장은 18세기부터 19세기까지의 세계사로 미국 독립혁명, 프랑스 혁명, 아편 전쟁, 청일 전쟁 등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5장은 20세기 이후의 현대사로 두 번에 걸친 세계대전과 세계 경제 공황, 냉전, 베트남 전쟁, 아프가니스탄 침공 등 현대의 굵직한 사건들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선사시대부터 20세기에 이르기까지 순서대로 서술되어 있는데 그 내용이 부실하거나 딱딱해지지 않고 간결한 서술체로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 책은 . 각 이슈마다 비주얼 맵을 통해 세력이 어떻게 얽혀 있고, 땅을 얼마나 차지했는지 직관적으로 알 수 있도록 구성해 놓은 것이 돋보였습니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등장하는 지도와 그래픽을 통해서 딱딱한 글로 서술해야할 부분을 이처럼 부드러운 이미지로 더 많은 정보를 전달하는 기술이 정말 대단합니다. 결국 세계사의 기본은 지리와 영역이 아닐까 합니다. 이 책은 조금 단순하게도 세계사를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는 좋은 세계 분쟁사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코로나 시국에 가족들과 함께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얇은 세계 분쟁사 책으로 일독을 권합니다.
"본 서평은 부흥 카페 서평 이벤트(https://cafe.naver.com/booheong/200712)에 응하여 작성되었습니다."
작고 가벼워서 편리하게 읽을 수 있는 역사책이다. 도서관에서 각잡고 정독할 책은 아니다. 출퇴근 지하철, 나른한 휴일 소파위가 딱 어울린다. 활자 수도 적지만 삽화의 역할이 커서 분량의 반은 그림책처럼 볼 수 있다. 내용보다 형식을 먼저 따져보는 이유는 이 책이 추구하는 바가 바로 편리성을 추구하는 형식이기 때문이다.
내용으로 들어가 보자. 제목이 '지도로 읽는 땅따먹기 세계사'이다. 세계사를 다룬 책이지만 교과서처럼 사건사고를 연표로 나열하지 않는다. 세계사의 굵직한 사건, 가령 국경선이 대폭 바뀔만한 건국, 전쟁, 혁명 등의 대형이벤트를 간결하게 요약하고 지도로 설명한다. 이 방법이 생각보다 훨씬 쉽고 유익하다. 지도 없이 읽는 책 한권보다 지도로 보는 단 두 페이지가 선명하게 기억으로 남는다.
저자가 일본인이라는 편협한 우려 때문에 중국, 한반도, 일본이 등장하는 페이지는 더 눈여겨 보게 된다. 일부 우려는 실제로 드러났다. 예를 들어 중국 왕조와 한반도 왕조의 국경선, 세력권에 대한 색 표시 등에는 문제가 있다. 많은 내용을 짧게 요약해서 그림에 넣다보면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착오지만 삽화 몇 개는 눈에 거슬린다. 이보다 더 눈에 띄는 부분은 일본의 침략전쟁에 대한 서술내용이다. 저자는 근대에 일본이 일으킨 침략전쟁을 '강대국의 압력 때문에 어쩔 수 없이'라는 식으로 에둘러 표현한다. 수동적이고 방어적인 표현이지만 같은 전범국인 독일을 비판적으로 기술한 것과 비교되는 건 어쩔 수 없다.
역사책은 저작 시기, 저자의 국적과 사상에 따라 달라지기 마련이라 위의 내용을 큰 단점으로 보긴 어렵다. 오히려 쉽고 빠르게 세계사를 섭렵할 수 있는 똘똘한 책이다. 그러나 역사책을 쓰여진 그대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기존의 지식과 상식에 어긋나는 게 없는지 찾아보는 것도 독서의 중요한 역할이 아닐까 생각한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