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욤 피트롱 저/양영란 역
정인진 저
박찬선 저
앨버트 잭 저/정은지 역
야마구치 슈 저/김지영 역
네 명의 완벽주의자는 유튜브에서 저자분이 강연하시는 걸 보고 알게 된 책입니다. 코로나로 인해 도서관에 가기도 애매했는데 마침 예스 24 북클럽에 있더라고요. 그래서 잘 읽다가 가족들에게도 한 권 선물하면 좋을 것 같아 구매했습니다. 확실히 전자책보다는 종이책이 집중이 잘 되고, 줄도 그어가며 읽으니까 더 좋은 거 같습니다. 책을 읽고 스스로를 더 잘 이해하게 되었는데 연구의 표본이 적어서 조금 아쉬웠습니다.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와 박사 과정생 등 공저자들이 국내 상황에 특화되어 완벽주의 성향을 분석한 흥미로운 책이다. 이른바 우리나라의 빨리 빨리 문화나 치열한 경쟁 분위기가 완벽주의 경향을 강화시킨다면서 이게 심해지면 우울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말한다. 보통 완벽주의자가 비현실적으로 높은 기준을 추구하다 보면 그에 못 미치는 결과를 맞이하는 경우가 잦을 수 밖에 없다고 언급한다. 그런데 이 결과가 지속적으로 실패자라는 자기 비난으로 연결되면 완벽에 미치지 못하는 자신의 결점을 보완하기 위해 더욱더 완벽주의를 추구하게 되는 악순환에 빠진다고 설명한다. 이렇게 한국인의 완벽주의를 구성하는 것으로 확인된 다섯 가지 요소를 하나씩 설명하고 있는데, 실수에 대한 지나친 염려, 정리 정돈 습관, 부모의 높은 기대, 높은 성취 기준, 행동에 대한 의심이라고 말한다. 우선 실수에 대한 두려움에 압도되면 우울, 불안, 스트레스가 마음을 잠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언급한다. 또한 정리 정돈 습관을 가진 완벽주의자는 통제에서 오는 안정감을 유지하기 위해 환경에 능동적으로 개입하려는 경향을 보인다면서, 일을 세부적으로 계획해서 장악하는 것과 질서 및 정리 정돈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한다.
한편 부모의 기대가 높았다고 해서 자동적으로 완벽주의자가 되는 것은 아니며 심하게 가혹한 비난 혹은 과도한 칭찬이 수반되어야 완벽주의가 강화된다고 설명한다. 또한 남을 의식하여 타인을 기준으로 성취 기준을 잡거나 어떤 행동을 할 때 혹은 하고 난 후 확신을 얻지 못해 불안해하는 마음을 가지는 게 한국인의 완벽주의 습관이라고 언급한다. 이러한 요소들을 바탕으로 완벽주의자들을 크게 네 가지로 구분해 설명하고 있는데, 가장 많은 수의 완벽주의자들이 바로 인정추구형이라고 말한다. 누구에게든 쉽게 호감을 얻지만 완벽주의 수준이 가장 높으며 타인을 신경 쓰느라 정작 자신에게는 소홀한 유형이 바로 인정추구형이라면서 말이다. 보통 이 유형은 자기 평가를 할 때 외부의 반응에 가중치를 두고 더 많이 얻는 쪽으로 동기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말한다. 인정추구형의 경우 어린 시절에 보살핌과 지원을 받기 위해 자신을 증명해야만 했던 경험이 많으며, 이 유형의 완벽주의자들은 자신에게 조금 더 집중해서 내가 진정 원하는 것과 상대가 내게 원하는 것 사이에서 행동을 조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그 다음으로 임기응변이 뛰어나지만 중요한 일을 맡았을 때 실패와 평가에 대한 두려움이 커져 일을 미루는 경향이 있는 막판스퍼트형 완벽주의자를 설명하고 있다. 이 유형의 완벽주의자들은 어린 시절에 실수를 저질러 창피했던 경험이 있을 것이라면서, 자기가 일단 시작하면 일을 제대로 해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임을 기억하면서 무엇을 해야 할지, 분량은 어느 정도인지, 어디서 도움을 받을 수 있을지 생각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즉, 현실적으로 시간을 관리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말이다. 이어서 신중하고 성실하지만 안전과 현상유지를 중요시해 변화나 도전을 기피하는 경향을 가진 방탄조끼 안전지향형 완벽주의자를 소개하고 있다. 이 유형의 완벽주의자들은 어린 시절 부모가 있는 그대로의 감정을 잘 받아주지 않았기 때문에 스스로 감정을 억제하고 통제하면서 부모의 신뢰를 잃지 않기 위해 안정적으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는 일에만 몰두했던 경험이 있을 것이라면서, 성과 달성 과정을 통해 능력을 계발하고 기량을 높이는 목표를 수립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마지막으로 이른바 행복한 완벽주의자에 가까운 성장 지향형 완벽주의자에 대해 설명한다.
이들은 시행착오를 감수하고 도전해 성공을 거둔 경험이 많기 때문에 실수하거나 돌발 상황이 발생해도 멘탈이 붕괴되는 일이 없다고 소개한다. 하지만 저돌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기에 일상에서 섬세함을 발휘하려는 노력이 필요하고 완급 조절을 할 수 있는 상황 판단 능력을 길러야 한다고 조언한다. 결국 이 책에서는 완벽주의 성향을 잘 조절해 행복한 완벽주의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제시하고 있다. 행복한 완벽주의자는 무조건 열심히 일해야 한다는 압박이 아니라 필요에 따라 자신의 목표 달성 과정에서 완급을 조절할 수 있으며, 실패를 경험하더라도 그 탓을 자신에게 돌리는 자기 비난 행동을 하지 않으며 오히려 실패한 결과에서도 긍정적인 의미를 찾아낸다고 설명한다. 또한 행복한 완벽주의자가 되려면 어떤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한 시간과 과정에도 의미를 부여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완벽주의적 성향을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잘 발휘해야 한다고 말한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스타일을 파악했다면 과거 자신의 완벽주의 성향을 한번 돌아보면서 그 성향의 강화에 크게 기여한 것이 무엇인지 찾아보고 변화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면서 이 책을 마무리하고 있다.
같은 상황을 맞닿드려도 저마다의 반응이 다르다. 누군가는 미리부터 발생 가능한 모든 가능성을 고려해가며 준비를 시작하는데 반해 다른 누군가는 정해진 기일이 도래할 때까지도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가 막판에 휘몰아친다. 나와 다른 사람을 ‘틀리다’고 평해선 안 된단 걸 잘 알면서도 ‘저 사람은 왜 저럴까?’ 의문이 드는 건 어찌하기가 힘들다. 아마 상대도 마찬가지일 거다.
사실 나에게는 나조차도 이해가 힘든 구석이 많다. 오늘 읽은 책이 다룬 ‘완벽주의’가 바로 그것이다. 완벽하기라도 하면 모를까, 빈틈이 참 많으면서 완벽하길 꿈꾸니 민망하다. 제발 현실적으로 생각하자고 마음을 먹어보지만 사고의 흐름은 언제나 내 의지를 거스른다. <네 명의 완벽주의자>라는 제목을 처음 접했을 땐 문자 그대로 사람을 떠올렸다. 역사에서 위대한 인물들 중 완벽주의자 네 명을 꼽아 다룬 책이겠거니 짐작했는데 아니었다. 저자는 완벽주의의 유형을 총 네 가지로 나누었다. 눈치백단 인정추구형, 스릴추구 막판스퍼트형, 방탄조끼 안전지향형, 강철멘탈 성장지향형이 바로 그것이었다. 각각의 유형이 어떤 성향을 의미하는지는 명칭을 통해 어느 정도 알 수 있었다. 눈치백단 인정추구형의 경우, 주변 사람들의 시선 등을 끊임없이 신경 쓰고 헤아리는데 능한 유형이다. 사회생활을 함에 있어 크게 모남이 없고, 적어도 겉으로 드러난 모습은 배려심이 가득하므로 주변 사람들의 환대를 받을 확률도 높다. 그러나 잣대라 남, 외부에 있다 보니 빚어지는 문제가 상당하다. 휴식이 필요할 정도로 피곤한 순간에도 나를 돌보지 못한 채 타인이 바라는 내가 되고자 안간힘을 쓰는 이가 있다면 바로 이 유형이다. 눈치백단 인정추구형이라면 부탁을 거절 못한 채 끌어안고 전전긍긍한 경우도 잦을 것이다. 스릴추구 막판스퍼트형은 굉장히 게을러 보일 수 있으나 사실은 아니다. 기왕 하는 거 완벽해야 한다. 이것저것 고려해야 하는 게 과도하다 싶을 정도로 많다 보니 시작 자체가 힘들다. 제출 기한이 됐음에도 여전히 내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데다 타인으로부터 들을 평이 두려운 나머지 완성에 도달하지 못한다. 방탄조끼 안전지향형은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막는 일에 에너지를 쏟아붓는 유형이다. 나름 안정적인데다 성과도 나쁘진 않은데 반해 과정이 지난하다. 진을 빼면서 일을 했는데 그 사실을 주변에서 알아주지 않기도 한다. 유연성이 다소 떨어지다 보니 기회가 왔을 때 놓치기가 쉽다. 해당 기회를 포착했을 때 내가 얻을 수 있는 것과, 반대로 포기해야 하는 것 사이의 저울질을 과도하게 하다 보면 적절한 때는 지나가고야 만다. 마지막으로 강철멘탈 성장지향형은 굉장히 긍정적이며, 실패에 지나치게 흔들리지 않는다. 모든 경험으로부터 배움이 가능하다는 특유의 믿음이 당사자를 성장으로 이끈다. 하지만 할 수 있다는 마음이 거대한 나머지 주변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일에는 서툴다. 상대가 실수하고 괴로워할 때면 말없이 보듬어 주기보단 아무것도 아닐 일에 왜 힘들어하냐며 핀잔을 줄 가능성이 크다. 같은 완벽주의임에도 이토록 다를 수가 있다는 사실이 우선 놀라웠다. 정확히 들어 맞는다고 하긴 힘들지만 내 자신이 어느 유형에 부합하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어 좋았다. 때론 스스로를 ‘비정상’이라 평하기도 했는데, 나와 비슷한 이들이 세상에 또 있다는 사실로부터 다소 우습긴 하나 약간의 위안을 얻을 수도 있었다.
완벽주의가 병은 아니나 이에 매몰된 나머지 괴롭다면 달라질 필요가 있다. 저자는 전적인 교정보다는 자신이 지니지 못한 부분을 조금씩 보완할 것을 주문했다. A를 B나 C로 바꾸는 일은 힘들지만 A에 A1, A2 등을 더하는 일은 상대적으로 수월하다. 내가 싫어하는 A일지라도 나름의 강점은 존재하기 마련이다. 이미 지닌 강점까지도 버리려 들기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면서 보다 나은, 정확히 표현하자면 보다 행복한 나를 만들 수 있다면 그리 하는 게 현명하다. 제시된 해법들은 스스로에 대한 진단을 필요로 했다. 지금의 내 완벽주의가 어디서부터 기인했는지를 곰곰이 떠올려보고, 그와 같은 일을 겪었을 무렵 내가 느꼈던 감정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적어보는 등의 시도가 그것이었다. 글에 부담을 느끼는 이들이 적지 않을 테지만, 머릿속을 떠도는 생각이 막연하다면 눈 앞에 쓰인 글은 객관적이고도 분명하게 나를 바라볼 수 있게끔 해준다. 지필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하였다. 내 안에 깃든 완벽주의가 무엇인지, 그로 인해 지금 내가 느끼는 불편함이 있다면 무언지, 나를 알아가는 과정을 통해 마냥 거추장스러웠던 완벽주의의 긍정적 측면에도 눈뜰 수 있었으면 한다.
이 책을 선뜻 구매한 사람은 당연히 '제목'을 보고 끌렸을 것이다.
그리고 이 책 전부의 주제인 '완벽주의자' 성향이라고 스스로 믿는 독자들이 바로 이 책의 주인이 되었고 말이다.
이 책의 부제는 '내 안의 완벽주의로 더 행복한 나를 만드는 법' 이다.
'네 명의 완벽주의자' 제목보다는 부제가 더 제목으로 끌리기도 하다.
작가가 속한 연세대학교 상담심리연구실에서 한국인 511명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 중 50% 이상이 완벽주의적인 성향이라고 한다.
나만 유별난 완벽주의자가 아니었던 것이다.
작가는 '완벽주의자'의 성향을 가진 사람이 우울증으로 고통받을 경향이 높다고 한다.
하지만 '완벽주의'의 성향을 가졌다고 해서 모두 불행한 것은 아니다.
이 책에서는 '행복한 완벽주의자' 로 살아갈 수 있는 '완벽주의' 에 대한 지식과 해결책을 제시한다.
이 책을 통해서 그동안 내가 얼마나 '완벽'을 기대하면서 내가 해야할 것들을 회피하게 되었는지, 쉽게 할수 있는것에 대해서도 얼마나 저항을 높게 쌓아올렸는지, 그것을 어떻게 해소하고, '행복한 완벽주의자' 로 변신할 수 있는지 많은 통찰적 지식들을 얻을 수 있었다!
더 이상 완벽주의자는 '하나의 결점적'인 성향이 아니라, 이 기질을 잘 활용하여 '행복한' 완벽주의자로 성과를 내는 캐릭터로 변화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게 할 수 있게 용기를 준 책이다.
자신이 완벽주의자라고 생각한다면 꼭 한번 읽어봐야하는 추천도서다. :)
그동안 완벽주의자에 대한 담론은 많았다. 대부분 완벽주의를 부정적으로 단정짓고, 불안과 우울 등의 원인으로 꼽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이 책은 조금 다른 관점을 가진다. 완벽주의의 긍정적 면모에도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또, 완벽주의를 4가지 타입으로 나누고 테스트(?)도 제공한다. 아는 분이 추천해주어 읽어보았는데 매우 흥미로웠다. 내가 속한 유형을 이해하는 것도 흥미로웠지만, 같이 일을 하는 동료들의 스타일도 더 이해할 수 있어 좋았다. 앞으로 업무를 할 때 다른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는 밑바탕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