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린치와 책을 함께 저술한 존 로스차일드의 책이라 기대가 큰 탓일까요?
100년 투자 가문의 비밀을 엿보길 바랬는데... 책의 내용은 영화화 되면 좋을 정도 수준의 이야기만 합니다.
가령 1세대인 데이비스의 보험 투자는 그냥 잘 아는 분야에 투자한 것 정도로만 설명됩니다. 정말 어떤 회사를 가려내는 노하우가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두가지 방법은 나오네요. "절약." 그리고 "장기투자"
그 이외엔 그냥 어디에 투해서 성공했고, 어디는 투자해서 실패했다 정도로 데이비스 가문의 일대기 정도로 보시는게 더 맞을 듯 합니다.
100년이란 시간을 3대가 대를 이어 투.자.로 부를 이룬 이야기라. 투자시간도 시간이지만 가업이 투자라니. 처음엔 아직 읽어보지 않았지만 제목 정도는 부린이인 나도 알고 있는 '전설로 떠나는 윌가의 영웅' 저자라 기대감으로 선택했지만 데이비스 가문의 역사 자체가 흥미로웠던 책이다.
100년이란 시간은 결코 짧지도 않지만 1900~2000년대는 미국만이 아닌 세계역사의 여러 일들이 발생했고, 그것은 세계 경제에도 고스란히 영향을 미쳤다. 그렇기에 데이비스 가문의 투자이야기는 곧 세계경제의 100년간의 역사서였다. 그런 시장 속에서 3대로 이어지는 투자와 엄청난 수익률의 부 창출이라니. 극 자체로 우리가 공부해볼만하지 않은가?
솔직히 말하면 할아버지 데이비스(이 역사의 시작이었던)는 개인적으로 그렇게 매력적이지는 않았다. 본인 기준이 너무 확고하고, 가족들에게도 그 틀을 맞추려하며, 과한 짠돌이의 모습이. 흔히 말하는 꼰.대.의 모습이. 하지만 그의 투자에 대한 자기만의 방법, 하락장을 대하는 태도, 장기투자와 초기 자본 대비 엄청난 수익률, 자산 사회환원과 자녀와 손자들에 대한 투자교육 등을 보면 그런 성향이기에 이런 선택들을 할 수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1. 우량주 장기투자. 내가 아는 것에 투자
사실 누구나 다 들어보고 알지만 실행이 정말 어려운 부분이다. 장기 투자를 목표로 하지만 사람인지라 누군가가 단타로 높은 수익을 올리는 종목에, 갑자기 상승하는 주식에 혹하기도 한다. 더욱이 내가 잘 아는 분야, 잘 아는 기업이 아니라도 경제기사들에서 카페에서 톡방 등에서 언급하는 주식은 나도 올라타야 할 것 같을 때도 있다. 그 모든 상황에서 내가 정한 기준에 내가 잘 아는 것을 장기투자 한다는 건 기업 분석을 잘하고, 선택을 잘하는 문제와는 또 다른 것 같다. (타고나는 건가...갈고 닦으면 되는 것인가..)
2. 약세장이 기회다.
코로나가 갑자기 심해질 무렵 주식시장은 엄청난 하락장을 보여주었다. 그때를 기회로 삼으신 분들은 큰 수익을 얻으신 걸로 안다. 그 기회를 못 잡은 나 같은 사람은 그때 시장에 들어가지 않았던 걸 후회하지만 실상 그런 약세장이 다시 온다 해도 과연 다들 쉽게 기회를 잡을까? 저가매수, 고가매도. 수익을 얻기 위한 최선의 시나리오지만 '더 떨어지면 어떻하나? 더 상승할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에 시기를 잡지 못하는 많은 사람이 많은 것은 이 또한 이론을 아는 것과 실제 적용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는 거다.
3. 물고기를 주지 않으나 물고기 잡는 법을 알려준다.
솔직히 데이비스 가문이 할아버지도 아버지도 주식을 사회에 환원하고 후손들에게 물려주지 않는(물론 재단을 만들어 자산을 투자하는 것은 후손들이 했지만) 그 선택이 놀라웠다. 대신 어릴 적부터 현장에서 투자를 느끼고 배울수 있는 기회들을 준 것은 진짜 물러줘야 하는게 무언인지 잘 아는 현명한 선택이라는 생각은 들었다. 그렇기에 3대째 같은 업을 잇고, 훌륭히 자기 힘으로 다 투자를 성공한 거겠지.
전반적인 내용은 다른 성공한 가치투자, 장기투자자들이 말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다만 다른 내용들은 본인의 성공담 하나 였다면 이 책에는 할아버지, 아들, 손자의 가문의 투자 성공담이 담겨 있다. 요즘 자녀들 증권계좌도 많이 만들고, 증여한도내에서 주식을 사주기도 한다고 들었다. 그런 분들이라면, 그리고 자녀에게 요즘은 뭘 가르쳐야 하는지 궁금하신 분들이라면 이 책을 권해주고 싶다. 부의 이전, 그것을 위해서 진.정. 알려줘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데이비스 가문이 알려줄 수 있을 듯하다.
절판된 책이 출판사가 변경되어서 재출간됐네요. 피터린치 3부작 공저자인 '존 로스차일드'라는 이름과 '이상건'이라는 감수자 이름을 보고 구입해서 읽었습니다.
3대에 걸친 데이비스 가문의 일대기가 나오는데 사실 '투자'와 관련 없는 데이비스 가문의 가정사가 절반 이상을 차지합니다. 목차의 챕터별 제목은 투자자라면 잊지 말아야할 소위 '투자 격언'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막상 그 챕터를 읽어보면 투자격언에 관한 내용은 1~2페이지 정도 짤막하게 나옵니다.
하지만 거진 100년에 가까운 데이비스 가문으 역사 속에서도 배울점이 참 많습니다.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사이클 속에서 데이비스 가문은 '보험'과 '금융'이라는 분야로 타격범위를 좁혀 집중투자했고, 대중과 유행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투자원칙을 지켰습니다. 니프티피프티, IT버블, 석유파동 등 다양한 위기를 어떻게 기회로 만들었는지 데이비스 가문의 가치관을 엿볼 수 있구요. 더하여 어떤 기업에 투자해왔는지 자신만의 체크리스트(저비용, 진입장벽 등)도 책 전반에 흩어져있습니다.
500페이지가 넘는 벽돌 책이지만 정말 쉽게 쓰이고, 가정사가 절반 이상이라 2시간 정도 만에 순식간에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