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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비 딕

허먼 멜빌 저/레이먼드 비숍 그림/이종인 | 현대지성 | 2022년 8월 30일 한줄평 총점 0.0 (116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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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고전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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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속 우영우가 읽은 소설
국내 최초 ‘레이먼드 비숍’ 목판화 일러스트 수록 완역본

절대적 진리만을 강요하던 폭력의 시대에 맞서
실험적이고 전위적인 문학의 효시가 된 불후의 고전


『모비 딕』은 단순한 해양모험소설이 아니라 수많은 상징과 은유를 품은 다면적인 소설이다. “나를 이슈메일이라 불러다오.” 이 유명한 첫 문장은 소설 전체를 관통하는 상징성을 지닌다(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 선정,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첫 문장 30’). 주인공 이슈메일뿐 아니라 에이해브, 요나, 욥, 프로메테우스, 페르세우스, 나르키소스 등 성경과 그리스신화 인물들이 주요 모티브와 알레고리로 작용한다. 또한, 에이해브 선장과 모비 딕의 극적인 대립, 선원 커뮤니티의 계층·인종 간 갈등, 등장인물의 개성적인 캐릭터와 심리가 복합적으로 뒤얽힌 채 장엄하게 서사가 흘러간다.

1851년에 출간된 『모비 딕』은 이미 반세기 앞서 20세기에 도래할 모더니즘을 예고했다. 세상 모든 진리를 안다는 듯 신의 위치에서 소설을 써 내려간 19세기 리얼리즘 소설가들과는 달리, 20세기 모더니즘 소설가들은 세상을 바라보는 화자의 주관적 관점과 내면 심리를 극화하는 데 집중했다. 그리하여 『모비 딕』은 획기적인 퓨전풍 스토리텔링, 독창적인 작품 구조, 다양한 인간 군상 추적, 이야기와 상징의 절묘한 결합, 인생의 신비를 둘러싼 깊은 종교적·철학적 탐구, 뛰어난 유머 감각과 풍자, 열린 결말 등등 기존에 없던 실험적이고 전위적인 형식으로 미국 모더니즘 문학의 효시이자 상징주의 문학의 대표작이 되었다.

그렇다면 이 소설에서 궁극적으로 추적하는 흰 고래 모비 딕은 무엇을 의미할까? 색깔이 ‘흰’ 고래는 하나로만 해석되는 절대적 존재가 아니라 사실상 모든 것을 상징한다. 독자가 부여하는 빛에 따라 상징의 색깔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역자 해제에서는 종교, 신화, 사회, 심리, 철학적 측면에서 각각 신, 괴물, 노예제, 트라우마, 존재의 신비로 해석했다. 이 다섯 가지 해석을 염두에 두고 소설을 읽으면 작품의 의미가 입체적이고 풍성하게 다가올 것이다. 베테랑 고전 번역가 이종인 선생이 멜빌 특유의 장중하고 거침없으면서도 재치 있고 섬세한 문장을 탁월하고 가독성 높은 우리글로 옮겨 즐거운 독서 경험을 선사한다. 이제 해석의 주도권은 독자 각자에게 주어졌다. 여러분도 『모비 딕』을 통해 나만의 ‘흰 고래’를 찾아 머나먼 항해를 떠나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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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어원
발췌록
1장 어렴풋이 드러나는 것들
2장 여행 가방
3장 물보라 여관
4장 이불
5장 아침 식사
6장 거리
7장 예배당
8장 설교단
9장 설교
10장 절친한 친구
11장 잠옷
12장 살아온 날들
13장 외바퀴 손수레
14장 낸터킷
15장 차우더
16장 배
17장 라마단
18장 그의 표시
19장 예언자
20장 출항 준비
21장 배에 타다
22장 메리 크리스마스
23장 바람이 불어가는 쪽 해안
24장 변호
25장 덧붙이는 말
26장 기사와 종자 1
27장 기사와 종자 2
28장 에이해브
29장 에이해브 등장, 뒤이어 스터브 등장
30장 파이프
31장 매브 여왕
32장 고래학
33장 작살잡이장
34장 선실 식탁
35장 돛대 꼭대기
36장 뒷갑판
37장 해질녘
38장 황혼
39장 첫 번째 야간 당직
40장 한밤중, 앞갑판
41장 모비 딕
42장 고래의 흰색
43장 잘 들어봐!
44장 해도
45장 진술서
46장 추측
47장 거적 짜기
48장 최초의 보트 출격
49장 하이에나
50장 에이해브의 보트와 선원들, 페달라
51장 유령의 물줄기
52장 앨버트로스호
53장 포경선들의 만남, 갬
54장 타운호호 이야기
55장 말도 안 되는 고래 그림들
56장 오류가 적은 고래 그림과 사실적인 고래잡이 그림
57장 그림, 이빨, 나무, 철판, 돌, 산악, 별
자리 등에 나타난 고래에 관해
58장 요각류
59장 오징어
60장 포경 밧줄
61장 스터브가 고래를 죽이다
62장 작살 던지기
63장 작살받이
64장 스터브의 저녁 식사
65장 고래고기 요리
66장 상어 대학살
67장 고래 해체 작업
68장 담요
69장 장례식
70장 스핑크스
71장 제로보암호 이야기
72장 원숭이 밧줄
73장 스터브와 플래스크, 참고래를 죽이고
그자에 관해 대화하다
74장 향유고래의 머리 - 비교 검토
75장 참고래의 머리 - 비교 검토
76장 공성퇴
77장 커다란 하이델베르크 술통
78장 기름통과 들통
79장 대평원
80장 고래의 뇌
81장 피쿼드호, 융프라우호를 만나다
82장 포경업의 명예와 영광
83장 역사적으로 고찰해본 요나
84장 창 던지기
85장 분수
86장 꼬리
87장 무적함대
88장 학교와 교장
89장 잡힌 고래와 놓친 고래
90장 머리냐 꼬리냐
91장 피쿼드호, 로즈버드호를 만나다
92장 용연향
93장 버림받은 자
94장 손으로 쥐어짜기
95장 사제복
96장 기름 짜는 솥
97장 등잔
98장 채우기와 치우기
99장 스페인 금화
100장 다리와 팔 - 낸터킷의 피쿼드호, 런던의 새뮤얼엔더비호를 만나다
101장 술병
102장 아르사시드군도의 나무 그늘
103장 고래의 뼈대 측량
104장 화석 고래
105장 고래의 크기는 줄어들고 있는가? 고래는 멸종할 것인가?
106장 에이해브의 다리
107장 목수
108장 에이해브와 목수
109장 선장실의 에이해브와 스타벅
110장 관에 누운 퀴케그
111장 태평양
112장 대장장이
113장 용광로
114장 황금빛 바다
115장 피쿼드호, 배철러호를 만나다
116장 죽어가는 고래
117장 고래 불침번
118장 사분의
119장 양초
120장 첫 번째 야간 당직이 끝날 무렵의 갑판
121장 한밤중 - 앞갑판의 뱃전
122장 한밤중의 돛대 꼭대기 - 천둥과 번개
123장 머스킷총
124장 나침반 바늘
125장 측정기와 측정줄
126장 구명부표
127장 갑판
128장 피쿼드호, 레이철호를 만나다
129장 선실
130장 모자
131장 피쿼드호, 딜라이트호를 만나다
132장 교향곡
133장 추격 - 첫째 날
134장 추격 - 둘째 날
135장 추격 - 셋째 날
에필로그

해제 | 이종인
허먼 멜빌 연보

저자 소개 (3명)

저 : 허먼 멜빌 (Herman Melville)
미국의 소설가. 1819년 무역상이던 아버지 앨런과 어머니 머라이어의 둘째아들로 뉴욕 파르 거리 6번지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을 유복하게 보냈지만 13세 때 가세가 기울어 학업을 중단한다. 그때부터 멜빌은 은행이나 상점의 잔심부름, 농장일 등을 전전한다. 20세에 처음으로 상선의 선원이 되어 바다로 나간 그는 22세에 포경선을 타게 된다. 이때 항해를 하면서 얻은 경험은 그의 작품의 주요 소재가 된다. 이후 포경선의 선원과 미 해군이 되어 5년 가까이 남태평양을 누볐다. 포경선에서 탈주해 마르키즈 군도의 식인종과 함께 보낸 경험을 바탕으로 쓴 첫 작품 『타이피Typee』... 미국의 소설가. 1819년 무역상이던 아버지 앨런과 어머니 머라이어의 둘째아들로 뉴욕 파르 거리 6번지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을 유복하게 보냈지만 13세 때 가세가 기울어 학업을 중단한다. 그때부터 멜빌은 은행이나 상점의 잔심부름, 농장일 등을 전전한다. 20세에 처음으로 상선의 선원이 되어 바다로 나간 그는 22세에 포경선을 타게 된다. 이때 항해를 하면서 얻은 경험은 그의 작품의 주요 소재가 된다. 이후 포경선의 선원과 미 해군이 되어 5년 가까이 남태평양을 누볐다.

포경선에서 탈주해 마르키즈 군도의 식인종과 함께 보낸 경험을 바탕으로 쓴 첫 작품 『타이피Typee』(1846)로 평단의 호평을 받으며 작가의 길로 들어선다. 바다 생활을 담은 『오무Omoo』 (1847)에 이어 발표한 『마디』(1849)에는 철학적 논의들을 담았지만 평단의 차디찬 반응에 멜빌은 다시 생활고에 시달리게 된다. 바다에서의 모험으로 돌아가 『레드번』(1849), 『하얀 재킷』(1850)을 발표하지만 형편은 나아지지 않았다. 『바틀비, 월 스트리트의 한 필경사 이야기Bartleby, the Scrivener: A Story of Wall-Street』(1853)는 1856년 다른 중단편들과 함께 『회랑 이야기The Piazza Tales』라는 제목의 단행본으로 출간되었다.

대표작 『모비 딕Moby Dick or The Whale』(1851)조차도 그 실험적인 형식으로 인해 혹평에 시달린다. 그는 작가로서 큰 인기를 얻지 못했고, 뉴욕 세관의 감독관 자리를 얻어 근무했다. 그래서 소설 창작은 접고 시 창작에만 몰두했다. 남북 전쟁을 그린 『전쟁 시와 전쟁의 양상』, 종교적 장시 『클라렐』, 그리스와 이탈리아 여행의 인상을 담은 『티몰레온』이 그때의 시집들이다. 마지막 소설 『선원 빌리 버드 인사이드 스토리Billy Budd, Sailor: An inside story』를 원고로 남긴 채, 1891년 9월 심장 발작으로 세상을 떠났다.

에이해브 선장이 머리가 흰 거대한 고래에 도전하는 내용을 다룬 『모비 딕(백경)』은 멜빌의 대표작으로, 당시에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으나 작가 하수에 인정받은 작품이다. 이 소설은 포경선 선원들의 생활을 생생하게 그리는 한편, 악·숙명·자유의지 등의 문제에 대한 철학적 고찰까지 담고 있다. 그의 다음 작품인 『피에르』는 전작처럼 경험에 입각한 해양 이야기에서 탈피하여, 시골의 부유한 평민 집안의 외아들 피에르가 이복누이 이사벨을 구하려다가 빠져 들어간 비극적인 삶을 그리고있다.

이 작품은 캘비니즘적 그리스도교 사상에 의지하면서도 때로는 그 범주를 넘은 견해를 제시하여 인간심리의 착잡함을 비유적·상징적으로 묘사하고 있어 당시의 독자들에게는 잘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이 역시 오늘날에 와서 더욱 각광받는 부분이 되었다.

근대적 합리성을 거부하는 철학적 사고, 풍부한 상징성이 뭍어나는 작품을 쓴 하먼 멜빌. 살아생전에는 단순한 해양 탐험 소설을 썼다과 평가되었을런지 모르지만 1920년대에 극적으로 재평가되었고, 현대에 와서는 친구 N.호손과 더불어 인간과 인생에 비극적 통찰을 한 상징주의 철학적 작가로, 미국이 낳은 가장 위대한 작가의 한 사람으로 꼽히고 있다.
그림 : 레이먼드 비숍 (Raymond Bishop)
20세기 초반 미국에서 목판화가로 활동했다. 1933년 앨버트 앤 찰스 보니(Albert and Charles Boni) 출판사에서 처음 출간된 『모비 딕』에 레이먼드 비숍의 목판화가 수록되었다. 거대한 고래를 찾아 떠나는 길고 험난한 항해를 묘사하기에 1930년대 스타일의 흑백 목판화만큼 적합한 것도 없다고 여겨 이 책에도 국내 최초로 그의 그림을 수록했다. 20세기 초반 미국에서 목판화가로 활동했다. 1933년 앨버트 앤 찰스 보니(Albert and Charles Boni) 출판사에서 처음 출간된 『모비 딕』에 레이먼드 비숍의 목판화가 수록되었다. 거대한 고래를 찾아 떠나는 길고 험난한 항해를 묘사하기에 1930년대 스타일의 흑백 목판화만큼 적합한 것도 없다고 여겨 이 책에도 국내 최초로 그의 그림을 수록했다.
역 : 이종인
1954년 서울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한국 브리태니커 편집국장과 성균관대학교 전문 번역가 양성 과정 겸임 교수를 역임했다. 지금까지 250여권의 책을 번역했으며 주로 인문사회과학 분야의 교양서와 문학 서적을 많이 번역했다. 정 겸임교수를 역임했다. 지금까지 250여권의 책을 번역했으며 주로 인문사회과학 분야의 교양서와 문학 서적을 많이 번역했다. 최근에는 E. M. 포스터, 존 파울즈, 폴 오스터, 제임스 존스 등 현대 영미 작가들의 소설을 번역하고 있다. 저서로 『번역은 글쓰기다』, 『번역은 내 운명』(공저)과 『지하철 헌화가』, 『살면서 마주 한... 1954년 서울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한국 브리태니커 편집국장과 성균관대학교 전문 번역가 양성 과정 겸임 교수를 역임했다. 지금까지 250여권의 책을 번역했으며 주로 인문사회과학 분야의 교양서와 문학 서적을 많이 번역했다. 정 겸임교수를 역임했다. 지금까지 250여권의 책을 번역했으며 주로 인문사회과학 분야의 교양서와 문학 서적을 많이 번역했다. 최근에는 E. M. 포스터, 존 파울즈, 폴 오스터, 제임스 존스 등 현대 영미 작가들의 소설을 번역하고 있다.

저서로 『번역은 글쓰기다』, 『번역은 내 운명』(공저)과 『지하철 헌화가』, 『살면서 마주 한 고전』이 있고, 번역한 책으로는 『1984』, 『그리스인 조르바』, 『보물섬』, 『촘스키, 사상의 향연』, 『폴 오스터의 뉴욕 통신』, 『문화의 패턴』, 『호모 루덴스』, 『중세의 가을』, 『지상에서 영원으로』,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노인과 바다』, 『무기여 잘 있거라』, 『헨리 제임스 단편선』, 『조지 오웰 수필선』, 『유한계급론』(소스타인 베블런), 『리비우스 로마사 I, II』, 『로마제국 쇠망사』, 『고대 로마사』, 『숨결이 바람 될 때』, 『변신 이야기』, 『작가는 왜 쓰는가』, 『폰더 씨의 위대한 하루』, 『마인드 헌터』, 『군주론·만드라골라·카스트루초 카스트라카니의 생애』 등이 있다.

출판사 리뷰

거대한 바다를 항해하고
거대한 도서관을 누비다


『모비 딕』의 스토리는 단순하다. 흰 고래 모비 딕 때문에 한쪽 다리를 잃은 선장 에이해브가 이를 복수하기 위해 다시 고래를 찾아가 사투를 벌이지만 결국 죽고 만다는 모험담이자 비극적인 복수극이다. 하지만 단조로운 스토리에 비해 소설의 분량은 이상하리만치 방대하다. 작가 허먼 멜빌은 고래처럼 거대한 소설에 도대체 무엇을 채워 넣은 것일까?

소설 첫 페이지를 열면, 느닷없이 히브리어부터 에로망고어까지 13개 언어로 고래의 어원을 소개한다. 그다음 페이지에는 『성경』에서부터 플리니우스의 『박물지』, 몽테뉴, 베이컨, 셰익스피어, 홉스, 버니언, 밀턴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고래에 관한 발췌록 80개를 죽 나열했다. 길고 긴 발췌록의 향연이 끝나면, “나를 이슈메일로 불러다오”라는 문장으로 본격적인 모험담이 시작된다. 그런데 이 작품을 읽다 보면 내가 소설을 읽는 건지 고래학(學) 백과사전을 읽는 건지 헷갈린다. 고래의 종류와 생태, 해부학적 지식뿐만 아니라 포경업의 역사와 기술, 장비, 고래 처리 및 가공 과정까지 방대하고도 디테일한 지식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다. 멜빌은 이 소설을 쓰기 위해 “거대한 바다를 항해하고 거대한 도서관을 누볐다”라고 실토했다. 출간 당시 이 소설은 도서관 문학 코너가 아닌 수산업 코너에 꽂혔다는 후문이 돌 정도였다.

소설 중간중간 희곡 형식도 눈에 띈다. 엄연히 1인칭 관찰자 시점 소설인데, 난데없이 등장인물들의 대사가 이어지고, 행동이나 상황을 설명하는 지문이 덧붙는다. 어느새 배의 갑판은 연극 무대로 변해 있고, 등장인물 말투도 연극배우의 발성을 닮았다. 하지만 어색함도 잠시, 가슴을 울리는 대사의 호소력에 이내 빠져들고 만다. 멜빌은 희곡 작가 셰익스피어에게서 강한 영감을 얻어 드라마 형식을 소설에 그대로 반영했다. 소설 전체도 셰익스피어의 극 구성과 동일한 5막짜리 드라마 형태(1~23장[1막, 고래 사냥 준비], 24~47장[2막, 포경업 소개], 48~76장[3막, 고래 추격], 77~105장[4막, 고래 포획], 106~135장[5막, 고래와의 대결과 시련])를 취했다.

‘멜빌 부흥’이 일어나
시대를 역주행하다


성향상 모험가보다는 철학자나 명상가에 가까운 멜빌은 자신의 소설에 인생이나 운명에 관한 철학적 성찰과, 종교나 인종 문제에 관한 사회적 비판을 담고 싶었다. 앞서 해양소설 『타이피』(1846)와 『오무』(1847)로 인기를 얻으면서 전업 작가의 길로 들어섰지만, 철학적 이상과 알레고리가 가득한 『마르디』는 전작들과 달리 대중의 사랑을 받지 못했다. 대중이 읽고 싶은 소설을 쓰느냐, 작가가 쓰고 싶은 소설을 쓰느냐로 고민에 빠져 있을 때 멘토이자 동료인 너새니얼 호손은 후자를 선택하라고 격려해주었다. 자신감을 얻은 멜빌은 『모비 딕』을 출간했지만, 판매량이 고작 2천 부에 그치며 보기 좋게 실패했다. 기존 문법과는 다른 낯설고 파격적인 형식과, 모험소설인지 철학소설인지 알 수 없는 요상한 내용에 평단과 대중 모두 냉담한 반응을 보인 것이다.

멜빌은 끝내 자신의 소설이 불후의 고전으로 재탄생하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 호손과 같은 천재만이 멜빌의 천재성을 알아봤을 뿐 멜빌은 동시대인의 사랑을 받지 못한 채 불행한 작가로 세상을 떠났다. 하지만 멜빌 탄생 100주년을 맞아 그는 다시 무덤에서 소환된다. 1919년 컬럼비아대학교 영문학 교수인 레이먼드 위버가 멜빌을 극찬하는 평론을 발표하자 다시금 『모비 딕』이 주목받으면서 이른바 ‘역주행’하기 시작한 것이다. 1923년 영국 작가 D. H. 로렌스도 『미국 고전문학 연구』에서 “멜빌은 톨스토이, 도스토옙스키와 더불어 세계가 두려워하는 작가”라고 평했다. 게다가 1924년 유작 중편소설 『선원, 빌리 버드』도 발표되면서 이른바 ‘멜빌 부흥’의 시대가 도래했다.

그렇다면 멜빌은 왜 1920년대에 와서야 주목받게 된 것일까? 해제를 쓴 번역가 이종인에 따르면, 1920년대에 들어와 후배 작가들이 멜빌의 모더니즘 스타일에 주목하며 그를 재평가했다고 말한다. 당시에는 모더니즘이라는 새로운 문학 기류가 영국과 유럽 대륙에서 태동하고 있었다. 모더니즘이 도래하기 이전의 소설들은 철저히 리얼리즘을 내세웠다. 19세기 리얼리즘 소설가들은 세상의 모든 진리를 안다는 듯 신의 위치에서 소설을 써 내려갔다. 반면, 20세기 초반 모더니즘 작가들은 소설가가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설정에 회의감을 느꼈고, 오로지 자신이 직접 보고 겪고 상상한 것만 알 수 있다고 믿었다. 따라서 세상보다는 자아의 심리적 리얼리티에 집중해야 한다고 보았으며, 이에 따라 세상을 바라보는 화자의 주관적 관점과 내면 심리를 극화하는 데 자연스럽게 초점을 맞췄다. 이것이 모더니즘 운동의 핵심이다.

1851년에 출간된 『모비 딕』은 이미 반세기 앞서 여러 면에서 모더니즘을 예고하는 작품이었다. 획기적인 퓨전풍 스토리텔링, 독창적인 작품 구조, 다양한 인간 군상 추적, 이야기와 상징의 절묘한 결합, 인생의 신비를 둘러싼 깊은 종교적·철학적 탐구, 뛰어난 유머 감각과 풍자, 열린 결말 등등 기존에 보지 못한 실험적이고 전위적인 형식으로 미국 모더니즘 문학의 효시이자 상징주의 문학의 대표작이 되었다.

나만의 ‘모비 딕’을 찾아
모험에 나설 용기를 주다


『모비 딕』은 단순한 해양모험소설이 아니라 수많은 상징과 은유를 품은 다면적인 소설이다. “나를 이슈메일이라 불러다오.” 이 유명한 첫 문장은 소설 전체를 관통하는 상징성을 지닌다(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 선정,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첫 문장 30’). “실종된 아들을 찾으러 다니다가 또 다른 고아인 나를 발견한 것이다.” 이 마지막 문장에서 ‘고아’도 중요한 수사적 암시다. 주인공 이슈메일뿐 아니라 에이해브, 요나, 욥, 프로메테우스, 페르세우스, 나르키소스 등 성경과 그리스신화 인물들이 이 작품의 주요 모티브와 알레고리로 작용한다.

무엇보다 이 소설에서 궁극적으로 추적하는 흰 고래 모비 딕이 상징하는 바가 가장 의미심장하다. 그렇다면 흰 고래는 무엇을 의미할까? 색깔이 ‘흰’ 고래는 한 가지로만 해석되는 절대적 존재가 아니라 사실상 모든 것을 상징한다. 독자가 부여하는 빛에 따라 상징의 색깔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역자 해제에서는 종교, 신화, 사회, 심리, 철학적 측면에서 각각 신, 괴물, 노예제, 트라우마, 존재의 신비로 해석했다. 이 다섯 가지 해석을 염두에 두고 소설을 재독, 삼독하면 그만큼 작품의 의미가 입체적이고 풍성하게 다가올 것이다.

베테랑 고전 번역가 이종인 선생이 멜빌 특유의 장중하고 거침없으면서도 재치 있고 섬세한 문장을 탁월하고 가독성 높은 우리글로 옮겨 즐거운 독서 경험을 선사한다. 또한, 거대한 고래를 찾아 떠나는 길고 험난한 항해를 묘사하기에 1930년대 스타일의 흑백 목판화만큼 적합한 것도 없다고 여겨 국내 최초로 레이먼드 비숍의 목판화 29점을 수록했다. 책 앞부분에는 ‘『모비 딕』의 이해를 돕는 당시의 판화들’을 실어 독자들에게 생소한 19세기 포경 현장을 머릿속으로 생생하게 그려볼 수 있도록 돕는다.

이제 흰 고래 모비 딕을 해석할 수 있는 주도권은 독자 각자에게 주어졌다. 절대적 진리만을 강요하던 폭력의 시대에 맞서 용기 있게 모험에 나섰던 허먼 멜빌처럼, 여러분도 소설 『모비 딕』을 통해 나만의 ‘흰 고래’를 찾아 머나먼 항해를 떠나보면 어떨까.

종이책 회원 리뷰 (116건)

분량에 너무 압도되지 말 것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로얄 밀* | 2023.01.07

미국 문학을 세계적 반열에 올린 걸작, 이라는 틀에 박혔지만 그만큼 당연한 수식어를 가진 소설 『모비딕』

 

그 중에서도 이번에 현대지성이 선보인 것은 국내 최초 '레이먼드 비숍' 목판화 일러스트 수록 완역본입니다.

기존에 국내에 출간된 모비딕은 내용을 줄이거나, 새로 각색한 것들이 많은데 이 책은 '완역본' 입니다. 그래서 유독 압도적 분량을 자랑하는데요, 조금 위축되지만 중간중간 삽입된 목판화 일러스트는 완독에 힘을 불어넣어 줍니다.

 

이종인 번역가의 '해제'를 보면, 이 책이 얼마나 성의있는 과정을 거쳐 세상에 나오게 되었을지 헤아려보게 됩니다. 고전이 고전인 이유는 더 나열하지 않아도 될테니, 간단히 리뷰를 마칩니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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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문명 침몰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p*****s | 2022.11.30

 

누군가(?)를 한 달 동안 이제나 저제나 하면 기다려본 건 처음입니다. 추격은 첫째 날에 이어 둘째, 셋째 날로 이어집니다. 마지막 날이지요. 스포일링을 하지 않기 위해서 자세한 내용을 따라가진 않겠습니다. 두 단상과 소회만 남기겠습니다.

 

우선 모비 딕이 단지 고래사냥하는 작품이 아니라는 것을 완역본을 차분히 읽어보고 제대로 깨달았습니다. 저자는 등장인물들을 통해 - 이름에서부터 대화까지 - 자신이 보는 시대에 대한 통찰과 예견을 피력하고 있습니다.

 

사상사나 철학사에 대한 기본 지식이 있어야 이 문장들을 다 이해하겠구나 싶어 얼핏 이해되는 문장들에 안타까워하면 읽던 순간들이 많습니다. 저자 본인이 경험한 시대에 집중되어 있으니 19세기 시대상과 철학을 공부해보고 재독하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인간의 뇌기능은 세상의 모든 정보를 자신의 상황에 대입해서 인과 관계를 찾고 해법을 찾는 구조로 기능합니다(뇌과학 책들에서 반복 언급). 그런 면에서 제 뇌 역시 모비 딕의 풍경을 제가 살고 있는 21세기에 자주 비춰보았습니다.

 

캐릭터를 대표하는 인물들이 애초부터 타협할 여지가 없듯이, 어쩌면 우리가 누구를 설득한다거나 합의에 이른다거나 그렇게 인간 사회나 인류 문명을 다른 방향으로 선회시킨다는 것이 참으로 고된 일로 느껴집니다.

 

완독하신 분들은 알겠지만, 에이해브 선장과 스타벅과 선원들이 함께 한 포경선 역시 어떤 문명을 상징하고 항해 계획대로 혹은 선장의 고집대로 어떤 결말을 맞게 됩니다. 스타벅이 아무리 여러 번 소리 높여 우리는 다른 항해를 할 수 있다고 해도 그 말이 결정권자에게 닿지 않았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다 포기하고 좌절하자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우리는 아주 유리한 입장이니까요. 모비 딕을 읽고 타석으로 삼으면 됩니다. 세상은 결코 좋아지지 않습니다. 누군가가 세상을 조금이라도 좋게 만든것이지요. 인간이 하지않으면 변하는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기후우울증이란 표현이 있지요. 유엔 사무총장이 인터뷰를 할 때마다, 기후학자들이 연구 결과를 발표할 때마다 저는 심하게 우울증을 겪습니다. 대멸종은 이미 시작되었고 기후위기도 비상도 아니니 기후대학살이란 표현이 등장했습니다.

 

개인의 노력으로 될 일은 아니지만, 아무 것도 안 하고 살수는 없습니다. 우리 집 십 대들의 현재와 미래를 어떻게 하나요. 세상을 망친 기성세대로서 미안하고 부끄럽습니다. 인류 문명에도 스타벅처럼 이제라도 생각을 바꾸면 다른 항해를 할 수 있다고 얘기한 이들이 많았습니다. 듣지 않았지요.

 

그것은 마치 실체 없는 신기루 같았다.” 135689

 


 

에이해브처럼 성취와 소유를 향해 돌진하던 제 세대와 달리 어린이, 청소년, 젊은이들은 공유와 연대와 평화의 세상을 만들 수 있기를 바라고 응원합니다. 모두들 겨울을 무탈하고 강건하고 즐겁게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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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서평] 모비딕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로얄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꼬*이 | 2022.11.20

# 모비딕 #

 


 

 

'나를 이슈메일 이라 불러다오'

 

고전문학은 어려워해서 잘 읽지 않는 편이지만, 한편으론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은 있지만 막상 손이 잘 가지는 않는데.. 그렇게 읽게된 유명한 '모비딕'

책 두께는 생각을 못하고 있었는데 받자마자 두께에 너무 놀랐다.

 

이슈메일의 이야기로 진행되는데 처음부터 어? 뭐지 싶었던건 나오는 인물 중에 식인종이 있다라는 거에서 놀랐고, 어떻게 이야기가 진행될지에 놀랐었다.

고래를 잡으려다 한쪽 다리를 잃은 선장 에이해브 그리고 그의 배에 오르게 된 이슈메일

 

단순히 고래잡이 이야기 에이해브 선장의 복수? 를 겻들인 이라고만 생각하며 책을 읽는데.. 마지막에 '해제' 를 읽다보면 단순하게 생각하는건 안되는 것 같다.

여러가지 해석도 들어있고, 인물들의 이름 또한 종교적으로 봐야하고... 각주가 많이 달려 있을 수록 읽는데 집중하기 힘든데 여기선 또 달랐다. 

 

여러가지로 해석을 할 수 있는 만큼 한 번으로만 읽고 끝낼 수는 없는 책이란 생각이 든다.

특히나 '사회적', '심리적' 으로 해석한 부분을 생각하며 다시 읽어보면 또 다른 생각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재독이 꼭 필요한 책인듯

다시 한번 해석들을 생각하며 읽어봐야겠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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