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받아 우연히 마주한 작가의 소설이네요. 같은 작가의 소설을 더 찾아보고 싶어집니다. 소년범죄의 문제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고, 과연 철없던 시절에 지은 죄라고 다 묻고 친구로 지낼 수 있는지에 대해 고찰해 보게 되었습니다. 너무 긴장한 나머지 손에 땀을 쥐면서 끝까지 읽어내려갔고 부분부분 읽어나가면서 눈물도 흘렸습니다. 한국도 촉법소년들이 그 이후 어떻게 지내는지에 대해서 관심도 가네요. 추천합니다.
우죄(友罪)
야쿠마루 가쿠 지음
달다
소년범죄 그 후의 이야기를 들고 돌아온 야쿠마루 가쿠의 소설이다. 물론 야쿠마루 가쿠의 작품을 잘 안다고는 못하겠으나 이전에 읽었던 여타의 소설과는 무언가 다른 느낌을 받았다. 이 소설의 원제는 '友罪'는 일본어로 발음하면 '유우자이(ゆうざい)'로 '유죄(有罪)'와 동음이의어로써 중의적인 의미로 쓰였다. 따라서 우죄(友罪}냐? 아니면 유죄(有罪)냐? 하는 문제를 놓고 심사숙고해야하는 사회성 짙은 소설이다. 일본에서 2018년에 제제 타카히사 감독의 영화
로 만들어져 이쿠타 토마, 나카야마 에이타 등의 유명 배우들이 주연을 맡으며 인기리에 상영되기도 했다고 하며 아마도 잘생긴 미소년의 이쿠타 토마가 스즈키 역을 그리고 나카야마 에이타가 글을 이끌어가는 저널리스트 마스다의 역할을 맡지 않았을까? 싶었는데, 실제로는 그 반대로 맡아 연기한 모양이다.
언론인을 꿈꾸지만 좌절하고 생계를 위해 기숙사가 있는 작은 스테인리스 가공 회사에 취직한 마스다는 같은 날 입사한 동갑내기 스즈키와 기숙사 옆방을 쓰게 된다. 스즈키는 사람을 피하고 어딘가 묘한 분위기를 풍기며 자신의 과거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기를 꺼리지만, 두 사람은 점차 우정을 키워간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사건을 계기로 마스다는 스즈키가 14년 전 일본을 뒤흔든 살인사건의 범인이 아닐까 의심을 품게 되면서 이야기는 혼돈 속으로 빠져든다.
실제로 일어났던 사카키바라 세이코 사건의 소년범은 아즈마 신이치로(1982년생)로 출소 후에는 이름을 바꾸고 소년원에서 익힌 용접기술로 일용직으로 살아가고 있다고 한다.
용서되지 않는 죄에 사로잡힌 두 사람의 극한의 우정을 다루고 있으며, 이 난제에 맞닥뜨리면 나역시도 쉽게 답을 제시하기 어려울 것 같다.
2022.5.30.(월) 어느새 5월을 마무리하는 길목에 선 두뽀사리~
아이러니하게도 당신의 별이 사라지던 밤을 읽은 뒤 바로 읽은 작품이 이 작품이었어요. 당신의 별은 청소년범죄에 희생당한 가족이 사건의 진실을 찾는 이야기라면 우죄는 청소년때 잔혹한 범죄를 저질렀고 복역을 마친후 사회에 복귀한 스즈키란 인물이 등장하는데 그는 자신의 범죄로 인한 죄책감으로 밤에는 잠못이루며 어느 지역에도 뿌리내리지 못한 채 여전히 사회의 감시속에 살아가야하는 전과자에요. 국가로부터 새신분을 받아 살아는가지만 범죄가 발생할때마다 용의자목록에 이름이 올라가고 일거수일투족이 보고되며 평생을 그렇게 살아야 할 인물인거죠. 그가 취직한 어느 가공회사에 같은날 입사한 마스다는 평범치 않아보이는 스즈키와 점차 가까워지지만 그의 가방에서 발견한 사진과 어떤 사건으로 인해 스즈키가 그 옛날 잔혹한 살인사건의 범인임을 알게 되고 그들의 평범했던 일상이 무너지기 시작합니다. 청소년범죄에 대한 이중적인 감정이 교차하는 시간이었어요.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저자의 전작.
'침묵을 삼킨 아이'가 떠올랐다.
'침묵을 삼킨 아이'가 소년이 저지른 범죄에 대해 자각을 하게 되기까지 가해자의 가족의 입장에서
전개해나갔다면,
'우죄'는 상당한 시간이 흘러 소년이 성년이 된 이후의 삶을 그려나간다.
그 소년의 가족은 등장하지 않는다. 홀로 살아가는 그가 전전하는 삶을 담담하게 그려나간다.
과거의 죄는 단지 과거일 뿐일까? 히가시노 게이고의 '편지'가 범죄를 저지른 형의 동생이 살아간
세상과 피해자와의 화해, 그리고 혈육인 형을 용서하기까지의 과정이라면.
'우죄'는 새로운 인간관계를 만들지 못하는 그가 마음을 열게 되기까지의 과정. 그리고 주변에서
과거의 범죄를 알게 된 이후 주변인들의 반응, 그가 마음을 열었던 친구의 고뇌가 담겨있다.
잠시 멀어졌던(믿음에 배신했던) 친구 나름의 '선언'이 인상깊다.
'우죄'라는 제목에서 보듯 주인공은 둘이다. 범죄를 저지른 '그'와 과거를 알게 된 '벗'의 이야기.
저자는 이야기꾼이다. 분량이라는 진입벽을 가볍게 무너뜨린 필력에 찬사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