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라 편/최은영,남다은,김원영,정희진,앨리슨 벡델 공저
이윤하 저/조호근 역
이윤하 저/조호근 역
요기는 1권 리뷰!
어떤 책에서 나의 행동이나 언어에 녹아있는 차별 혹은 내가 당하고 있는 차별은 그 환경을 벗어나지 못하면 알아채기 힘들다는 걸 읽은 적이 있다. 항상 자신과 함께 있었고 그에 의문을 품지 않았던 것들에 녹아 있는 잘못됨을 알아채는 건 힘들다. 그렇기에 늘 경계하고 내 행동을 점검하고 혹여나 내가 믿는 것이 잘못되지는 않았나 누군가를 상처입히지는 않는지 고민한다. <나인폭스갬빗> 2권은 이런 나에게 '체제에 의심을 품지 않고 살아오다가 만약 무엇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면 나는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옳을까?'라는 고민을 하나 더 얹어주었다. 아무것도 모른채로 어쩌면 나름의 행복을 누리며 살아가고 있는, 표면적으로는 평화로워보이는 그들에게 우리가 믿고 있던 것은 잘못되었다고 이런 세상은 안된다고 우리는 바꿔나가야 한다고 말하고 그들의 생각을 흔들어놓는 것이 옳을까? 아니면 나름 다들 잘 살아가고 있으니까 눈감아야 할까? 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려야 한다는 쪽이기는 하지만.
제다오는, 그리고 체리스는 이 선택의 기로에서 자신이 옳다고 믿는 세상을 위해서 육두정을 상대로 싸움을 시작했다. 최소한의 희생으로 지금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미래를 살아갈 사람들에게 스스로 선택해서 살아갈 수 있는 삶을 주기 위해서. 전쟁 관련 이야기를 싫어하는 내가 왜 이 소설은 괜찮았는지 그 이유는 바로 주인공이 전쟁만을 위한 전쟁을 하는 것이 아니고 육두정을 상대로 더욱 합리적인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행동했기 때문이었다. 그 과정에서 희생이 있을 수밖에 없었지만, 제다오와 체리스는 그에 책임을 질 수밖에 없겠지만 그들은 사람을 도구가 아니라 사람을 보았다. 사람이 빠진 채로 권력만을 위한 권력은 존재할 이유도 없고, 존재해서도 안되는 것 같다. 그런 욕망은. 하픈의 거위도 끔찍했지만, 진형본능과 정신복합체, 비도나의 추도의식 모두 기괴하게 느껴졌다. 상상할 수 있지만, 해서는 안되는 것들, 어쩌면 누군가를 통솔하고 사람들을 하나의 의견으로 합의를 이끄는 과정에서 강제할 수 있다면 편리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되는 생각들에는 사람이 빠져있다. 세상을 바꾸는데에는 기술이 아니라 사람이 필요하다는 말이 인상깊었다.
+ 3권도 넘 기대되는!! 1권과 2권을 보는 사이 텀이 조금 길었어서 뒷이야기 넘 궁금하고 그랬었는데 이번엔 한 번에 볼 수 있어서 넘 좋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나는 2권을 다 읽고서야 고백하건데, 이제서야 이 책의 내용이 어떤지 윤곽이 잡힌다는 것이다. 물론 선명해지는 느낌은 아니나, 1권은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읽어간거라, 재미있긴한데 왜 재미있는거지?라는 상태에서 읽어갔다는 것이 가장 정확한 표현인 것 같다. 1권을 접하면서 나는 스페이스오페라라는 SF장르도 , 그리고 용어들도 모두 생소하다보니 진입장벽이 있는 책이구나 라는 생각을 강하게 하게 되었었고, 설명이 없다면 2~3권 모두 이해가 불가능하다 라는 생각을 했다.
이해가 안되는 상황에서 읽어가다보니, 인물들도 헷갈리고 종족(?)들도 너무 헷갈린 나머지 사실 관계가 파익이 잘 되지 않았고 칠두정부가 육두정부가 된 것, 그리고 이단자들이 있다는 것. 그리고 주인공은 켈 체리스라는 것정도만 알았고, 이 정부간에 싸움이 일어나서 전쟁 중이라는 사실만 알게 되었었던 것 같다. 그러다 2권~3권이 출시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고 사실은 도전차 읽어보게 되었던 것 같다. 그리고 나는 전집에 대한 욕심이 있다보니 셋뚜~셋뚜를 원했던 듯. 그리고 마성의 그 재미를 톡톡히 보고 싶은 마음도 있다는 것을 고백한다.
밝혀지는 캘 체리스의 존재 (스포주의)
2권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봐야할 것은 켈 체리스가 어떻게 역법을 변화시키는가에 대한 것이고, 켈 체리스의 본질에 대한 것이었다. 사실 나는 2권을 보면서 SF쪽으로는 영화를 많이 보지도 않았고, 책으로도 잘 접한 적이 없기 때문에 헝거게임을 조금 떠올리게 되었는데 이유인즉, 제국주의,군국주의 등 자신들의 힘을 유지하기 위해 강압적인 제도를 이어가는 육두정부에 대항하여 '선택'이라는 것을, 즉 민주주의를 실현하고 싶어하는 켈체리스 때문이었다.
헝거게임에서도 12구역에 어느 한 소녀로 인하여 최상위의 권력자들만이 누리던 삶이 붕괴되기 시작하는데, 여기서 그 역할을 나는 켈 체리스가 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누구도 무너뜨릴려고 생각하지 못한 육두정부의 체제를, 구미호 장군의 영혼을 흡수한 캘 체리스가 시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켈은 군사적인 힘만을 갖고 있다고 하는데, 이에 켈 체리스는 수학적이 면에서도 뛰어났다고 한다.
군사적인 힘(켈) + 제다오 (전략 및 지휘) + 캘 체리스(수학천재) 이 세가지 힘이 합쳐져 그녀는 군사적인 면에서도 강한 사람이 되었고 전쟁에 있어서도 효과적인 전략을 세울 수 있었으며, 그녀의 천재적인 수학적 능력은 역볍을 바꾸는 일을 해내게 되어 강요에 의해 살아가고 이능력도 선택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이능력을 선택하며 살아갈 수 있는 삶을 선물해주려고 한다.
켈 체리스 그녀의 엄마는 므웬족이었고, 켈 체리스가 켈이 되는 것을 사실 반대했었고 만류했는데 그녀가 켈이 되기를 바랬다고 한다. 지금와 생각해보면 체리스의 선택은 역법을 바꾸기에 켈의 군사적 힘도 같이 필요했지 않았나 싶고, 학습때 받았던 수학적 교육은 그녀로 인해 민주주의의 꿈을 꿀 수 있게 해준 계기가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무튼, 2권의 후반에 가게 되면 중반이상까지는 켈 체리스가 제다오인 것처럼 생각하게 된다. 읽어오던 나도 1권,2권에서 체리스는 제다오에 의해 이용당하는 육체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었는데, 후반에 오히려 제다오가 이용당했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켈 체리스가 본질이었다는 것. 다른 사람들이 모두 제다오로 인식을 했기 때문에 독자인 나 또한 제다오라고만 생각했는데 , 그녀가 제다오인 척을 한것이라니. 모두를 속여왔던 그녀의 연기실력 또한 칭찬해줄만 했다 (독자인 나도 속이다니)
2권에서는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전쟁의 장면을 보여주면서 켈 체리스와 제다오, 그리고 브레잔등 다양한 인물들과의 대화를 통해 이 사회를 깨고 싶지는 않지만, 다들 마음속으로는 민주주의를 원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거 같다. 그래서 이단자라 불릴만했던 켈 체리스에게 사람들은 저마다 신뢰를 하고 또 그녀의 작전들이 맞아들어가길 기대하며 , 희생도 마다하지 않는다.
매번 이단자를 처벌한다는 비인간적인 우주제국을 무너뜨리고 민주주의국가를 건설한다는 캘 체리스, 사람들에게 '선택'이라는 단어를 이야기해주고, 선택이라는 단어에 흔들리는 사람들. 우주의 이야기이지만 사실 선택이라는 것이 있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는 모두의 바램을 담은 소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나인폭스 갬빗 세트에는 나인폭스 갬빗을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가이드가 들어있다. 나는 2권을 다 읽고난 뒤에 읽었는데, 더 재미이게 읽고 싶다면 먼저 가이드를 읽고 소설을 읽으면 좋겠다. 읽고나서 알쏭달쏭할때, 가이드를 꺼내 내용을 정리하는 면에서 나는 좋았다.
3권은 또 어떠한 거대한 이야기를 담았을지 기대하면서, 3권을 향해 다시 달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