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01월 10일
[오늘의 작가] 소설가 조예은, 달짝지근한 스릴러의 맛
2022년 09월 06일
2020년 04월 16일
4편의 단편 중, <오버랩 나이프, 나이프>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책을 읽는 타이밍이 너무나도 내 상황이랑 맞아 떨어져서 내가 작게라도 미련을 가지고 있던 일을 덤덤하게 만들어주었다. 잠깐이지만 그들이 마음 편히 사랑을 온전하게 나눌 수 있었던 시간이 나에게도 지난 몇 달이었던 것 같다. 그 시간이라도 마음 편히 나누었으니까, 최선을 다했으니까 후회는 없다. 그래도 언젠가는 일어날 일이었다는 게 좀 쓰리다. 나에게 생길 공백을 시간으로, 생각으로 채우지 말아야겠다.
이 리뷰는 안전가옥 출판사에서 출간된 조예은 작가님의 칵테일, 러브, 좀비를 읽고 작성하는 리뷰입니다. 이 책을 처음 알게 된 경로는 책에 수록된 두번째 단편, 습지의 사랑 중 한 문단을 친구가 사진으로 찍어 sns에 올린 것을 보게 됐을 때였다. 그 친구는 이 책에 완전히 매료된 상태였고 책에 대한, 그리고 습지의 사랑에 대한 절절한 감상문과 찬사를 마구 늘어놓았기 때문에 나또한 칵테일 러브 좀비(줄여서 칵러좀)을 너무나 읽고 싶게 만들었다. 사실 친구가 나에게 흔히 말하는 '영업'을 하지 않았어도 제목에서부터 호기심을 느꼈기 때문에 읽어볼까 고민하던 차였다. 칵테일, 러브, 좀비. 이 세가지에서 그 어떤 연관성도 느낄 수 없는데 어떻게 이런 제목을 짓게 되었을까? 그것이 시작이었다.
네개의 단편이 수록되어있는 이 단편들 중 역시나 가장 애정이 가는 건 두번째, 습지의 사랑이었다. 습지의 사랑이라는 제목 그대로 읽는 내내 습기가 가득했고 축축했다. 인간이 아니라 숲과 물이라는 자연의 사랑이라고 생각하면서 읽으니 더욱 좋았다. 숲과 물은 만날 수 없다. 그러나 비가 내려 땅이 축축해지고 물이 불어 범람하게 되면 둘은 그 짧은 시간을 함께 할 수 있게된다. 나는 이 둘의 비가 오는 날에만 이루어지는 짧은 만남이 정말 인상 깊었다. 슬픈 결말을 선호하는 편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았다. 오랜만에 때묻지 않은 순수한 사랑이야기를 본 것 같아 매우 만족스러웠다.
이건 다른 얘기지만 칵러좀을 정말 재미있게 읽어서 조에은 작가님이 쓰신 다른 작품인 트로피컬 나이트도 조만간 구매할 예정이다. 그 책을 통해 또 어떤 독서의 즐거움을 느끼게 될지 기대가 된다.
안전가옥 출판사 조예은 작가님의 칵테일, 러브, 좀비를 읽고 작성하는 리뷰입니다.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으니 민감하신 분들은 리뷰 열람에 주의해 주세요. 워낙 유명한 작품이라 고민도 없이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표지도 정말 취향이었고요. 총 네 가지 단편이 실려있고 저는 그중 <습지의 사랑>이 가장 좋았습니다. 오랜만에 정말 재미있게 읽은 작품 같아요. 추천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