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케노 가에루코 저/김지연 역
기도 소타 저/부윤아 역
혼다 다카요시 저/박정임 역
이케이도 준 저/이선희 역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을 너무나 좋아하는 독자로서
구매한 책이다.
과학을 근거로한 미스테리 스릴러 추리극등 정말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게 한다.
신비스러움도 함께 점목되어있는 히가시노게이고의 책들
이번에는 조금더 사회성이 짙다고 해야하나..
『외사랑』은 그런 작가의 작품 세계 속에서 새로운 도전장을 던진다. 치열했던 학창 시절을 함께 보낸 친구의 성정체성 고백에서부터 시작하는 이 작품은 우리 삶과 매우 밀접하면서도 심오한 ‘젠더’를 주제로 한다. 이처럼 묵직한 테마를 담아냄과 동시에 살인사건과 그 이면에 숨겨진 진상을 풀어나가는 스토리의 큰 줄기를 통해 미스터리적 재미까지 놓치지 않았다.
2023.01월의 세 번째
히가시노 게이고 "외사랑"
- 쪽수 : 704쪽
- 별점 : ☆☆☆
'젠더에 대한 심도 있는 메시지를 담은 미스터리..'
인간은 여성과 남성으로 이분화되어 있다. 이런 이분화된 기준에 맞지 않는 소수자들이 이 경계선으로 인해 이쪽,저쪽에도 속하지 못한 채 고통을 받고 있다.
히가시노 게이고가 이번에는 이 젠더의 문제를 미스터리로 담아냈다.
대학 시절 함께 미식축부부에서 활약했던 동료 중 여성부원이 두명이 매니저의 역할을 했었다. 이 글의 화자인 데쓰로는 그 중 한명인 미쓰키를 우연히 만나게 되었고 그녀에게서 충격적인 고백을 든게 된다. 자신은 여성의 몸을 하고 있지만 남성이고 그렇게 되려고 한다는..
동성에게 마음이 끌리는 것과는 다른 스스로의 성性자체를 부정하고 원하는 성을 갖고자하는 이들의 이야기였다.
이 과정에 살인사건이 일어나고 그 사건을 쫒는 것은 경찰이 아닌 친구이자 작가인 데스로이다.
초반에는 이야기가 조금은 지루하고 뭔가 사건을 위해 약간은 억지스러운 느낌으로 인물들을 엮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중반 이후 살인 사건에 대한 다른 단서와 의외의 인물들의 등장으로 인해 흥미로움을 갖게 한다.
당연하다고 생각하기에 편견을 가지고 보게 되는 소수자들의 성향들. 아직도 그러한 편견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해 물리적, 정신적인 모순들과 함께 살아가야 하는 그들의 삶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이야기인 듯 하다.
'"이면의 이면은... 표면인가?" 자기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p. 397)'
'남자와 여자는 모두 뫼비우스 띠 위에 있고 기기에 경계선 같은 것은 없다고 했다. 그게 진일이지 모른다. 하지만 남자에게도 여자에게도 어떤 보이지 않는 힘이 작용해 어정쩡한 위치에 서 있는 것이 허락되지 않는 게 아닐까.(p. 495)'
#히가시노게이고 #외사랑 #소미미디어 #젠더 #미스터리 #뫼비우스띠 #소설읽기 #북스타그램
사건속에 사람 마음이 얼마나 크게 작용하는지를 잘 그려나가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외사랑"은 제목만으로도 '백야행'같은 간절한 사랑을 떠올리게 했는데요. 생각과는 다른 전개가 펼쳐집니다. 그래도 읽어가다보면 인간의 사랑이란 생각보다 넓고 이렇게까지 깊구나 싶게도 됩니다. 물론 인간이란 존재란 늘 그렇듯 어떤 인간을 만나느냐에 따라 관계가 달라진다는 것도 분명히 볼 수 있구요.
매년 11월 세번째 금요일 만나는 친구들의 모임은 떠들썩할 수 밖에 없을겁니다. 더군다나 그들은 대학 미식축구부원들이였기에 운동과 땀으로 얽힌 사이라 더 그랬을거같기도 하구요. 이제는 예전과 달라진 푸짐한 모습에 서로 웃기도 하고 마지막 시합때 그런 결과가 나온 원인과 그 후에 대해 서로 비난과 자조섞인 푸념도 늘어놓는 그런 시간을 보냅니다. 그러다 그 자리에 없었던 매니저 히우라가 나중에 모습을 드러내는데 그녀가 말이 아니라 쪽지로 이야기를 건넵니다.
무슨 일인지 궁금증을 끌고가는데도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구나 싶은데요. 말을 하지 못하는 옛 친구의 등장은 사건으로 이어지고 그 사건은 단순히 순간의 감정이 아니라 많은 일이 들어있다는 걸 끝까지 봐야 이해가 되고 따라갈수도 있습니다.
궁지에 몰아넣은 것이 이른바 윤리라 불리는 것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 윤리가 반드시 인간의 옳은 길을 드러낸다는 보장은 없다. 대부분은 그다지 대단한 근거도 없는 사회 통념에 불과하다-397
여자와 남자의 차이는 어디에서 오고 그 구분은 무엇으로 이뤄지는건가에서 시작해 한 쪽으로만 인간을 나눠서 분류할 수 있는건지, 그리고 남녀의 사랑과 우정의 차이, 그리고 과거와 현재의 인연이란 무엇을 말하는지를 물어보고 있는데요.그러면서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마음에 대한 정의를 다시 생각해보게도 됩니다. 예전의 히가시노 게이고의 이야기 때처럼 나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를 자꾸 묻게도 되구요.
윤리라 규정지어놓고 대부분 따르는 일들을 나는 용기있게 벗어날 수 있을지, 그리고 그런 친구가 있다면 도와주고 옆에 있겠다는 선택을 하게될지도 말이죠. 2001년 작이라는데도 인간의 마음이라는 걸 자꾸만 들여다보게 하는 걸 보니 히가시노 게이고의 또다른 질문을 던지는 담은 문제작이 맞고 여전히 같은 상황인 걸 보니 생각없이 따르기만 하는 인간들의 도덕과 윤리관에 슬퍼해야 맞는걸까, 그렇다면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고민이 절로 생기는데요. 다름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많은 이유도 그렇지만 우리는 뫼비우스의 띠 위에서 짝사랑하는 존재들일지도 모른다는 말도 슬프게 다가옵니다. 수십년이라는 시간을 거쳤음에도, 서로를 사랑한다고 했음에도 상대의 마음을 정확히 알기는 어렵다는 걸 너무 잘 알 수 있으니 말이죠.
사건보다는 점점 사람을 바라본다 싶은 히가시노 게이고, 이번에도 사건속에서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게 만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