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죽음은 처음이니까

엄마의 죽음은 처음이니까

존엄하고 아름다운 이별에 관해 묻는 애도 일기

권혁란 저 | 한겨레출판 | 2020년 5월 25일

EPUB(DRM) | 34.64MB


책 소개

“부모의 죽음은 처음이니까”
구순 엄마와의 마지막 2년을 담은 에세이

“죽음, 거참 누가 차가운 거랬니,
끼고 있던 슬픔이라는 장갑을 벗고
그 손으로 수저를 들어 밥을 먹게 하는 이야기”

누군가 돌보지 않으면 안 되는, 타인의 손길에 목숨을 맡겨야 살 수 있는 존재, 애기와 노인. 여기, “귀엽지도 않은 애기”가 되어버린 구순 엄마의 마지막 나날을 기록한 저자가 있다. 페미니스트 저널 《이프》의 전 편집장이자, 오랫동안 책을 만들고, 글을 써온 권혁란 작가는 무의미한 고통에 시달리다 느리게 죽어간 엄마의 날들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온몸은 보랏빛 반점으로 뒤덮이고 깡마른 뼈와 피부 사이의 한 점 경계 없는 몸으로, 제 발로, 제 손으로 용변조차 볼 수 없어 도우미의 손을 빌려야 했던 엄마의 모습을 진솔하게 써내려간다.

이 책이 여타의 책들과 다른 점은 단지 사모곡이나 애도의 말들만 담은 책이 아니라는 점이다. 저자는 여섯 자식이나 두었던 엄마가 왜 요양원으로 갈 수밖에 없었는지, ‘늙은 부모’를 모시는 ‘늙은 자식’들이 현실적으로 어떤 어려움에 처해 있는지를 꼬집는다. 백세 시대·장수 시대는 과연 축복인지 재앙인지, 노인 인구가 점점 더 늘어나는 이 시대에 노인 부양의 책임이 오롯이 한 가족에게만 있는지 되묻는다.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의 도움을 받는 자식들에게 ‘부모를 버리고 패륜을 저지른 자식’이라며 손가락질하는 사회적 시선을 이제는 거두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부모가 자식들 집에서 ‘징역살이’ 하듯 사는 것보다 요양 전문 기관에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사는 것이 자식과 부모 모두에게 더 행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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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프롤로그-존엄하고 아름다운 죽음을 찾아서

1부 봉황의 이름을 가진 한 여자의 마지막 2년

엄마는 내 엄마니까
돌아갈 집이 없는 사람
엄마가 살아야 할 곳은 여기야
나는 언제나 집으로 돌아가니
내가 잘 때 누가 나를 때리나 봐
한없이 밝은 양성모음으로만
울기만 해봐요, 다신 안 보러 올 거야
사람 머리가 까매야 예쁘지
싸리꽃 한 잎 같은 이빨 하나
영혼의 음료, 뜨거운 믹스커피
빨간 주머니는 노란 밤벌레의 집
터무니없이 착하기만 해
권 안과 선생과 박카스

2부 엄마의 죽음은 처음이니까

새벽 1시, 이상한 사설 응급차
응급실에 퍼지는 한 서린 욕
엄마를 사랑하지 않을 수도 있잖아
엄마 빤스에는 주머니가 많아서
기로 풍습, 죽음을 나르는 지게
아기 같은 엄마의 아랫도리
굿’바이, Good & Bye
‘밴드’ 속 엄마의 꽃 같은 날들
섬망의 징후, 헛것과 싸우다
이승에서 못다 한 말

3부 새해에 그렇게 떠날 줄은 아무도 몰랐지

작별까지 마지막 12일
오늘은, 죽지 말아주세요
“엄마한테 졌다, 손힘이 장사 같아”
정말 저승사자가 오나 보다
보내드릴 모든 준비가 되었는데
장하다 김봉예, 가엾다 김봉예
꿈처럼 어여 가요, 제발
이제 임종을 기다리지 않겠다
“다 빼주시면 안 돼요?”
이승이여 안녕, 인사도 없이
마침내 피안으로 건너가다
저승꽃, 마지막으로 피는 꽃

4부 우리는 모두 고아가 되었다

장례식장이 유치원처럼 명랑했다
두 나무가 스물아홉 그루로
관도 무덤도 없이 나무 아래로
당신이 남긴 것들
아무렇지도 않게 벚꽃이 날리던 날
‘내 집’에서 ‘짧게’ ‘앓다’가
내 생의 마침표는 내가 찍으려 해
불문곡직, 장례식에 아무도 부르지 마라

5부 엄마 없이, 인생찬가

엄마 올 때까지 기다릴 거야
어딜 가, 국수 먹고 가야지
냉이 속에 숨겨둔 신사임당
엄마가 살던 마지막 집
단톡방 ‘김봉예의 자식들’
절대로 저 딸에게 매달리진 않으리라
아무에게도 엄마를 부탁하지 말아요

에필로그-죽음의 이야기가 필요했다